몸이 먼저 바뀌면, 마음은 따라옵니다
“퇴직하면 좀 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몸이 더 무너지는 거예요.”
퇴직한 지 한 달.
늦잠을 자고, 늦게 먹고, 움직이지 않는 일상이 반복되니
오히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하루 루틴’이 완전히 무너졌던 거죠.
그래서 조금씩, 정말 조금씩, 생활 속 루틴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중 가장 효과가 컸던 6가지 루틴을 나누고 싶어요.
1. 오전 8시 전에 햇빛 보기
처음에는 "햇빛 쬔다고 몸이 바뀌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매일 아침 창문을 열고 햇빛을 쬐면서 바깥공기를 마시기 시작한 뒤,
몸이 ‘낮과 밤’을 다시 기억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자연광은 몸속 생체 리듬(서카디안 리듬)을 조절해 주고,
불면증과 낮 시간 졸림 현상을 줄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2. 하루 한 끼는 ‘제대로’ 차려먹기
퇴직하고 나서 끼니가 참 애매해졌어요.
먹긴 먹는데 라면이나 빵으로 대충 때우고,
어쩔 땐 귀찮아서 하루 한 끼만 먹기도 했죠.
그런데 그렇게 먹으면 몸도 마음도 헛헛해지고, 기운이 안 나요.
그래서 하루 한 끼만이라도 ‘진짜 밥’을 차려 먹기로 했어요.
된장국, 나물, 달걀프라이, 밥.
별거 아니지만 이 식사가 저를 ‘사람답게’ 만들어줬습니다.
3. 하루 20분 ‘내 몸 살피기 산책’
산책이 운동일까 싶었지만, 해보면 달라요.
특히 목, 어깨, 골반, 무릎의 움직임을 느끼며 걷는 산책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몸 상태를 체크하는 시간이 됩니다.
저는 매일 같은 코스를 걷는데,
“오늘은 무릎이 좀 뻐근하네”, “왼쪽 어깨가 조금 무겁다”
이런 감각들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몸에 대한 감각이 살아나요.
4. 오후 3시 이후엔 카페인 줄이기
퇴직하고 나면 커피 타임이 늘어나죠.
티브이 보면서, 책 보면서, 할 일 없을 때 한 잔…
그러다 밤잠이 얕아지고, 새벽에 자주 깨는 날이 많아졌어요.
카페인을 끊기보단 오후 3시 이후에는 무카페인 차로 바꿨어요.
보리차, 둥굴레차, 생강차처럼
몸에 부담 없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니
수면의 질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5. 작은 일기라도 쓰기
퇴직 이후 무기력함은 단순히 ‘할 일 없음’이 아니라
"내가 하루를 보람 있게 보냈나?"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감정에서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매일 자기 전에
“오늘 기분은 어땠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몇 줄이라도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이 습관 덕분에 나 자신과의 연결감이 다시 생겼고,
시간이 흘러가는 게 아깝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6. 유튜브 대신 클래식 라디오 틀기
처음엔 유튜브 영상이 재밌고 시간도 잘 가니까 매일 봤어요.
그런데 하루 종일 스마트폰 화면만 보다 보니 두통, 눈 피로, 우울감까지 겹쳐지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은 라디오 어플에서 클래식 채널을 틀어봤어요.
그러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가라앉고, 멍한 기분이 줄었습니다.
소리로 채우는 공간은 화면보다 훨씬 차분한 하루를 만들더라고요.
마무리하며...
퇴직 후의 삶은 ‘쉬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내 몸과 다시 친해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다 무너졌다고 생각했지만,
작은 루틴 하나하나가 다시 저를 ‘살리는’ 도구가 되어줬어요.
오늘 이 글을 보신 분들도
딱 하나만, 작은 루틴 하나만 실천해 보세요.
그게 내일의 자신을 만드는 첫 번째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